2025. 7. 10. 15:04ㆍ카테고리 없음
인간이 만든 세상에서 가장 밝은 빛은 과학과 기술이 만들어낸 극한의 성취 중 하나일 것이다.
현재까지 "세상에서 가장 밝은 빛"으로 꼽히는 것은 미국 일리노이주에 있는 SLAC(Stanford Linear Accelerator Center) 국립 가속기 연구소의 ‘LCLS (Linac Coherent Light Source)’ X선 자유전자 레이저이다
그 빛은 태양보다도 10억 배 밝은 X선 플래시를 만들어낼 수 있다.
20세기 중반부터, 과학자들은 전자현미경이나 광학현미경의 해상력을 넘어서 원자와 분자의 움직임까지도 실시간으로 관찰하고 싶다는 꿈을 꾸었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의 빛보다 훨씬 짧은 파장의 빛, 즉 X선이 필요했다. 하지만 일반적인 X선은 흐릿했고 연속적으로 사용할 수 없었다.
그래서 나온 것이 바로 "자유전자 레이저(FEL)"이다. 이는 전자를 초고속으로 가속시켜 마치 음악의 하모니처럼 파장이 일치하는 강력한 X선을 만들어내는 기술인 것이다.
이론적 개념은 1992년에 이미 정리가 되었고 2003년부터 미국 에너지부와 SLAC이 LCLS 건설에 착수를 시작한다.
그리고 2009년에 최초로 가동에 성공한다. 이로써 전 세계 최초의 X선 자유전자 레이저가 빛을 발하게 된다.
2022년 들어서 업그레이드 버전인 LCLS-II가 테스트에 성공하고 되고 기존보다 수천 배 빠르게 X선 펄스를 쏠 수 있었다.
밝기는 일반 X선보다 약 10억 배 밝고 한 펄스는 펨토초(10⁻¹⁵초) 단위로 발생한다.
에너지는 하나의 펄스가 원자 100만 개를 날려버릴 수 있는 에너지를 순간적으로 담고 있다.
이 빛은 분자 간 결합이 끊어지는 장면, 단백질이 움직이는 찰나, 우주 물질이 충돌할 때 나오는 플라즈마 상태 등을 기록할 수 있게 해 주었다.
LCLS는 엄청난 에너지를 한꺼번에 방출하기 때문에, 실험을 설계할 때 실험 대상이 파괴되기 전에 데이터를 어떻게 뽑을 것인가가 큰 고민이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찍자마자 증발하는 대상”의 정보를 기록하는 새로운 측정 방식이 등장했다.
처음에는 물리학과 핵융합 연구 목적으로 개발됐지만, 이후 단백질의 3D 구조를 밝히는 데도 사용되었고 덕분에 코로나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 구조를 밝혀내는 데 큰 역할을 하게 된다.
이 정도의 에너지와 밝기는 무기적 활용 가능성도 있어, 국방 관련 기관의 관심도 매우 높았지만, 현재까지는 과학 목적 외엔 사용되지 않고 있다. 다만 미래에는 군사적인 목적으로 사용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이 기술은 단지 "밝은 빛"을 넘어, 우주의 비밀과 생명의 움직임을 추적할 수 있는 수단이 되었고, 앞으로는 양자컴퓨터의 재료 개발, 초고속 반도체 연구, 암 치료용 방사선 설계에도 활용될 것으로 기대가 되는 발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