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2. 26. 13:17ㆍ카테고리 없음
볼펜은 꽤 오랜 시간에 걸쳐 발전한 물건이다.
처음부터 지금 같은 형태로 있었던 게 아니라, 여러 사람들의 아이디어와 시행착오를 거쳐 지금의 모습이 된 것이다.
깃털펜과 만년필의 불편함
옛날엔 사람들이 깃털펜이나 만년필을 썼는데, 이게 불편한 점이 많았다. 깃털펜은 잉크를 자주 찍어 써야 했고, 만년필은 잉크가 새거나 번지는 문제가 있었다.
특히 종이가 거칠거나 습기가 많으면 더 잘 번졌다.
최초의 볼펜 아이디어 (1888년)
헝가리 출신 발명가 "존 라우드(John Loud)"가 최초로 볼펜과 비슷한 걸 발명했다.
강한 표면(예: 가죽)에 글씨를 쓰려고 끝에 작은 구슬이 달린 펜을 만들었다. 하지만 종이에 쓰기엔 적합하지 않아서 크게 퍼지진 않았다.
현대적 볼펜의 탄생 (1938년, 라슬로 비로)
진짜 우리가 아는 볼펜은 헝가리의 언론인 "라슬로 비로(László Bíró)"가 만들었다.
그는 신문 인쇄용 잉크가 금방 마르고 번지지 않는 걸 보고, 그 잉크를 펜에 적용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펜 끝에 작은 금속 구슬(볼, ball)을 넣고, 이 구슬이 회전하면서 잉크가 일정하게 나오게 하는 방식을 개발했다.
이게 바로 볼펜의 원리가 되었다.
볼펜의 대중화 (1940년대~1950년대)
비로는 특허를 내고 "비로펜(Biro Pen)"이라는 이름으로 볼펜을 판매했다.
이후 아르헨티나에서 생산을 시작했고, 제2차 세계대전 때 영국 공군 조종사들이 고도에서도 잉크가 새지 않는다는 이유로 사용하면서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이후 프랑스의 기업인 "마르셀 비크(Marcel Bich)"가 비로의 특허를 사들여 비크(BIC) 볼펜을 만들었다.
이게 싸고 품질이 좋아서 전 세계적으로 퍼지면서, 지금 우리가 쓰는 일반적인 볼펜 형태가 됐다.
지금의 볼펜
지금은 다양한 종류의 볼펜이 있다.
저가형 플라스틱 볼펜부터, 젤 잉크 펜, 유성 잉크 펜, 고급 브랜드 볼펜까지 정말 다양하지. 하지만 기본 원리는 1938년 라슬로 비로가 만든 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다.
우리나라의 볼펜 사용
한국에서 볼펜이 처음 사용된 시기는 1950년대 초반, 한국전쟁(1950~1953) 때였다.
한국전쟁과 함께 들어온 볼펜
1950년대 초반, 한국전쟁이 일어나면서 미군이 사용하던 볼펜이 한국에 처음 들어왔다. 당시 한국에서는 주로 붓이나 만년필을 사용했는데, 볼펜은 잉크가 새지 않고 휴대가 편리해서 신기한 물건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특히 미군 부대에서 쓰던 볼펜이 일부 사람들에게 전달되면서 고위층이나 특정 계층에서 먼저 사용하게 되었다.
1954년, 국내 최초의 볼펜 등장
1954년, 한국에서 처음으로 볼펜을 만든 회사는 세종문화사였다.
이 회사가 일본에서 볼펜을 들여와 판매하기 시작했고, 이후 국내 생산도 시도했다. 하지만 초기에는 기술력 부족으로 품질이 좋지 않았고, 볼펜 가격도 비싸서 대중적으로 널리 퍼지지는 못했다.
1960년대, 볼펜의 대중화
1960년대에 들어서면서 한국에서도 본격적으로 볼펜이 생산되기 시작했다.
1963년에는 모나미가 설립되었고, 1965년에는 지금도 유명한 모나미 153 볼펜이 출시되었다.
이 볼펜이 저렴한 가격과 높은 품질로 인기를 끌면서 볼펜이 한국 사회에 본격적으로 자리 잡게 됐다.
볼펜이 바꾼 한국의 필기 문화
이전까지는 주로 붓글씨나 만년필을 사용했는데, 볼펜이 등장하면서 일상적인 필기 도구가 빠르게 바뀌었어. 볼펜은 번지지 않고 빠르게 쓸 수 있어서 학생, 회사원, 일반인들에게 널리 퍼져 나갔다.
지금은 다양한 브랜드의 볼펜이 있지만, 한국에서는 여전히 모나미 같은 국내 브랜드가 인기를 끌고 있다.
결국, 볼펜은 불편한 필기구를 개선하려는 아이디어에서 시작됐고, 여러 발명가들의 노력 덕분에 지금처럼 편리한 필기구가 된 것이다.